전주 옛 대한방직 부지에 470m 높이 관광타워와 호텔, 복합쇼핑몰, 대규모 아파트를 짓겠다는 회사가 있습니다. 전체 사업비가 6조원을 넘는 민간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부동산 개발 시행사 ‘자광’입니다.

자광은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처럼 건물을 직접 시공하는 건설사가 아닙니다. 사업 부지를 확보하고 개발계획을 수립한 뒤 금융기관과 투자자, 시공사를 끌어들여 사업을 추진하는 시행사입니다. 전주 대한방직 개발사업 역시 프로젝트파이낸싱, 이른바 PF를 통해 사업비를 조달하는 구조입니다.


자광은 2017년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약 23만㎡를 1,980억원에 매입했습니다. 이후 이곳에 470m 높이의 153층 관광타워와 200실 규모 호텔, 복합쇼핑몰, 49층 주상복합아파트 10개 동 3,536가구 등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자광이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 능력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용인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이 있습니다. 아파트 2,356가구와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을 개발한 복합 프로젝트로, 자광 측은 이 사업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전주 대한방직 개발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대한방직 부지를 매입한 지 약 9년이 지났는데도 본격적인 공사는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당초 2024년 하반기 착공이 거론됐지만 자금 조달과 시공사 확보 문제 등이 불거지며 일정이 계속 미뤄졌습니다.

자광의 재무 상태를 둘러싼 우려도 나옵니다. 2025년 감사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자광은 매출액 0원, 당기순손실 약 16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자산은 약 4,720억원, 부채는 약 5,784억원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났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3,108만원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방세와 대부료 등의 체납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올해 8월 말 기준 자광의 지방세와 세외수입 체납액은 약 11억6천만원이며, 전주시는 자광이 보유한 대한방직 부지 일부를 압류한 상태입니다. 자광은 일시적인 자금 흐름의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수조원 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시행사의 자금 조달 능력을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아파트와 관광타워가 약속대로 함께 추진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수익성이 높은 공동주택을 먼저 개발하고 관광타워와 상업시설을 뒤로 미룰 경우, 아파트만 남고 핵심 시설은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주시는 이 사업이 하나의 허가 사업이며 동시 착공과 동시 준공을 목표로 한다는 입장입니다. 협약상 착공 기한은 오는 9월 28일입니다.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전주시가 사업계획 승인 취소 등을 검토할 수 있지만, 실제로 어떤 조치가 이뤄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자광이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고 지금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화려한 조감도만으로 470m 관광타워가 반드시 건설된다고 확신하기도 어렵습니다. 어떤 금융기관과 시공사가 참여할지, 6조원대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아파트와 관광타워가 함께 추진되는지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